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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대한 소망

2007. 2. 15. 01:47
오늘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비행기를 탈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마음 아픈 광경을 보았다.

군인이였다. 그 옆에는 그 군인을 눈물로 보내는 사십 정도 되어보이는 부인과 열살 정도 되어보이는 두 딸이 있었다. 군인 가족이라면 헤어져 지내는 것에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울면서 보내는 걸 보니 남편이 이라크 전장에 나가는 것 같다. 눈물로 보내는 부인, 그 슬픔이 너무 커서일까. 옆에 서 있는 두 딸은 차마 아빠와 마지막 포옹도 못하고 울고만 서 있었다. 남편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인지, 비행기안에 들어서는 모습을 사진기에 담던 그 부인은 두 딸과 그 자리를 떠났다.

다음번에는 좀더 젊은 커플이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군인. 아마도 아까 그 사람과 같은 경로로 이라크에 가는 것 같다. 그 둘의 마지막 포옹.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오래, 그렇게 간절한, 그리고 그렇게 슬픈 포옹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애써 웃고 있던 여자의 눈가가 붉어지며 결국에는 눈물을 떨구어내는 모습을 나는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의 얼굴은 다른 쪽을 향하고 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결국 같은 모습이 아니였을까.

그 두 가족의 이별을 지켜보면서 나는 전쟁의 원인인 부시와 미국을 욕하고 싶은 마음보다도 현실의 슬픔에 더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아프리카에서는 하루에 2만7천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거나 아니면 치료를 제대로 못받아서 죽어간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하루에 2만7천의 가족이 죽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늘에 대고 주먹이라도 휘두르고 싶을 처절한 슬픔을 2만7천의 어머니들이 겪고 있다는 것이다.

죽을 가능성보다도 살아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훨씬 많은 군인 가족의 이별이 이렇게 슬플진데, 죽어가는 아이를 지켜봐야하는 그 많은 어머니들의 마음은 어떨까? 고칠수 없는 병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왜 세상은 이렇게 슬픈 것인지... 왜 세상에 슬픔이 존재해야만 하는 것인지... 왜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계속 주는지...

그 슬픈 현실이 싫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 살고 있는 내가 싫다.

나는 천국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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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쓴 글이다. 이 글을 내가 활동하는 사진 동호회에 올렸더니 잘 아는 후배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현실이 슬프기에 '천국'이라는 생각, 개념, 정의, 용어...가 생겨난거라고 생각합니다. 천국에 살고 있던들...그것이 현실이라면, 그들 또한 '천국'을 바랬을 겁니다."

과연 그러한가 궁금하다. 천국이란 것이 현실 도피 혹은 현실의 슬픔을 이기고 소망을 갖고자 만들어낸 개념일까? 아니면 그것이 실제하기에 그에 대한 단편의 지식이 인간에게 알려졌기에 인간이 천국을 소망하는 것일까?

천국의 실재를 인간적인 논리로 증명 혹은 부정할 수 있을까?
Posted by 쉐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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